[칼럼] 남궁윤석: 새벽 1시, 무너진 태권도 국제대회의 품격
-춘천 코리아오픈이 던진 경고… 세계대회를 꿈꾸기 전에 기본부터 돌아봐야 한다-
새벽 1시, 무너진 태권도 국제대회의 품격
-춘천 코리아오픈이 던진 경고… 세계대회를 꿈꾸기 전에 기본부터 돌아봐야 한다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국제대회의 가치는 참가 규모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국가와 선수가 참가했는지가 아니라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에 집중하고 지도자와 관계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는지가 진정한 국제대회의 기준이다.
2026 춘천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 태권도 행정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71개국, 4천여 명 참가라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성과 뒤에 과연 그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준비와 운영 시스템은 충분했는가.
대회 첫날 송암 스포츠타운 에어돔에서는 시설 수용 능력과 출입 동선 문제로 참가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우천 상황까지 겹치면서 현장 운영에도 어려움이 발생했다.
물론 많은 사람이 태권도 대회에 관심을 갖고 찾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유명 인사와 특별 프로그램 역시 대회의 홍보와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관심과 규모를 성공적인 대회 운영으로 연결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최 측의 준비와 책임이다. 문제의 본질은 사람이 많이 모였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을 예상하고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시스템이 충분했는가이다.
국제대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이다. 이번 대회는 경기 운영 과정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장 접수와 경기 일정 조정 과정에서 운영상 혼선이 발생했고 마지막 결승전이 날짜를 넘긴 새벽 1시경까지 진행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선수에게 경기 시간은 단순한 일정이 아니다. 수개월, 수년간 준비한 선수의 경기력과 컨디션, 그리고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국제대회는 참가 숫자가 아니라 운영의 완성도로 평가받아야 한다.
춘천은 세계태권도연맹(WT) 유치 등을 추진하며 세계태권도의 중심 도시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태권도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대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행정력과 전문성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이번 춘천 코리아오픈 논란은 단순한 하루의 운영 문제가 아니다.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태권도 행정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분명한 경고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참가 선수단과 태권도 가족들에게 책임 있는 설명과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다음 사항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대회 규모 산정과 시설 수용 능력 판단은 적절했는가. 참가 선수와 관람객 관리 계획은 충분했는가. 경기 운영 인력과 시스템은 국제대회 수준에 맞게 준비되었는가. 향후 대규모 국제대회를 안정적으로 개최할 전문 체계를 갖추고 있는가.
대회를 크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큰 대회를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제대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 지도자들의 헌신, 그리고 대한민국 태권도의 명예가 걸린 무대다.
새벽까지 이어진 경기장은 우리 태권도 행정에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국제대회는 홍보와 숫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와 책임, 전문적인 운영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춘천이 진정 세계태권도의 수도를 꿈꾼다면 이번 논란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부족했던 부분은 인정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이번 춘천 코리아오픈의 혼란이 태권도 행정의 실패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한 국제대회 운영을 위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태권도의 미래는 더 큰 규모가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책임에서 시작된다.
https://www.koreatkdnews.com/news/article.html?no=42571
출처-한국태권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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